여행지에서 샤워했는데 머리가 뻣뻣해지거나 비누 거품이 안 나는 경험, 다들 있으시죠? 사실 이건 단순히 물이 다른 게 아니라 물 속 미네랄 함량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에요. 각 나라의 지질 구조와 수원이 물맛을 결정하고, 이게 우리 일상 전체를 바꿔놓는다는 거예요.
유럽 물이 뻣뻣한 이유, 한국 물이 부드러운 이유
유럽 대부분 지역은 지하수를 주로 사용해요. 석회암층을 통과한 지하수에는 칼슘과 마그네슘이 엄청나게 녹아있어요. 이런 물을 '경수' 또는 '센물'이라고 부르는데요.
반면 한국과 일본은 강수량이 많고 빗물을 정수해서 쓰는 경우가 많아요. 미네랄이 적게 녹아있는 '연수' 또는 '단물'이 대부분이죠.
여기서 재밌는 건, 물 한 잔의 차이가 생각보다 삶의 질을 크게 좌우한다는 거예요.
물맛 하나로 바뀌는 음료 문화의 판도
영국의 홍차가 진하고 떫은 이유가 있어요. 경수로 우려내면 찻잎의 타닌 성분이 칼슘과 결합해서 더 강한 맛을 내거든요.
독일 맥주의 홉 향이 강렬한 것도 마찬가지예요. 경수의 미네랄이 홉의 쓴맛을 증폭시켜요.
- 체코의 필스너 맥주가 청량한 이유: 연수로 양조
- 일본 녹차가 부드러운 이유: 연수가 재료 본연의 맛 살림
- 이탈리아 에스프레소가 진한 이유: 경수가 커피 추출에 영향
그러니까 각 나라 전통 음료는 그냥 만들어진 게 아니라 물맛에 최적화되어 발달한 거예요.
경수 지역 사람들이 연수기에 목숨 거는 이유
파리나 런던에 살면 연수기가 필수 가전이 되는데요. 진짜 이유가 뭘까요?
주전자와 커피머신이 석회로 막혀요: 경수를 끓이면 하얀 석회질이 쌓여요. 몇 달만 지나면 주전자 바닥이 하얗게 변해요. 커피머신도 막히고, 샤워기 구멍도 막히죠.
세탁기 수명이 반토막 나요: 석회질이 세탁기 내부에 쌓이면서 고장의 원인이 돼요. 유럽에서 세탁기 청소제가 따로 팔리는 이유가 있어요.
옷이 뻣뻣해지고 색이 바래요: 아무리 섬유유연제를 써도 옷이 까슬까슬해요. 흰 옷은 회색빛이 돌고, 검은 옷은 하얗게 얼룩이 생기죠.
머릿결과 피부가 달라지는 물의 비밀
경수로 샤워하면:
- 머리카락이 뻣뻣하고 푸석푸석해져요
- 두피가 건조하고 가려워요
- 피부에 잔여물이 남아 당기는 느낌
연수로 샤워하면:
- 머릿결이 부드럽고 윤기가 나요
- 샴푸 거품이 풍성하고 헹굼이 깨끗해요
- 피부가 촉촉하게 유지돼요
사실 이게 단순한 차이가 아니에요. 유럽 여행 갔다가 피부 트러블 생기는 사람이 많은 이유가 바로 이거예요.
물때와의 전쟁, 청소 문화를 바꾸다
유럽 마트에 가면 물때 제거제 종류가 어마어마해요. 욕실용, 주방용, 세탁기용, 다리미용까지 세분화되어 있죠.
경수 지역 청소법:
- 식초나 구연산으로 매주 물때 제거
- 유리 샤워부스는 매일 닦아야 함
- 수도꼭지와 싱크대 광택 유지가 일상
연수 지역은 이런 고민이 거의 없어요. 청소가 간단하고 세제도 적게 써요. 말 그대로 물이 일을 대신해주는 거죠.
생수 시장이 물맛으로 세분화되는 시대
이제 생수도 '부드러운 물맛', '묵직한 물맛'으로 나뉘어 팔려요.
유럽 미네랄워터는 TDS(총용존고형물) 수치가 높아요. 에비앙이 309mg/L, 게롤슈타이너는 무려 2,527mg/L이에요. 한국 생수는 대부분 100mg/L 이하죠.
여행지에서 생수 고를 때 참고하면 좋아요. 경수에 익숙하지 않으면 TDS 낮은 걸로 선택하는 게 배탈 예방에 도움돼요.
경수와 연수, 어느 쪽이 좋다고 할 순 없어요. 각자의 생활 방식과 문화에 맞게 적응하면 되는 거니까요. 다만 여행이나 이사 갈 때 물의 특성을 미리 알아두면 적응이 훨씬 수월해질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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