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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정보

사과와 파인애플에 똑같이 애플이 들어가는 이유

by 제이캠프 2025. 8. 17.

사과는 apple이고 파인애플은 pineapple인데, 전혀 다른 과일인데도 왜 둘 다 애플이 들어갈까요. 언어의 역사를 파고들면 꽤나 흥미로운 사실이 숨어있어요. 우리가 지금 당연하게 쓰는 단어들이 과거에는 완전히 다른 의미였다는 게 핵심이에요.

 

옛날 영어에서 애플은 그냥 과일이었어요

 

지금은 애플이라고 하면 빨간 사과를 떠올리지만, 중세 영어에서 apple은 사과만 가리키는 게 아니었어요. 둥글고 먹을 수 있는 과일이면 뭐든 애플이라고 불렀죠.

 

토마토를 love apple이라고 부르던 시절도 있었고, 감자를 earth apple이라고 했던 적도 있어요. 오렌지도 처음엔 golden apple이었고요. 그러니까 애플은 특정 과일이 아니라 과일 자체를 뜻하는 일반 명사였던 거예요.

 

이게 얼마나 보편적이었냐면, 성경에 나오는 선악과도 사실 원문에는 그냥 열매라고만 되어있는데 번역 과정에서 apple이 됐어요. 당시엔 그게 자연스러웠으니까요.

 

파인애플은 솔방울이 원조예요

 

파인애플 이야기는 더 재밌어요. 유럽 사람들이 이 열대과일을 처음 봤을 때, 겉모습이 소나무 솔방울하고 비슷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말이죠, 중세 영어에서는 솔방울 자체를 pineapple이라고 불렀어요. pine(소나무) + apple(열매)인 거죠. 지금 우리가 아는 파인애플이 유럽에 소개되면서 이 이름을 그대로 가져다 썼어요.

 

그러다 보니 혼동이 생기겠죠. 솔방울도 파인애플, 열대과일도 파인애플. 결국 솔방울은 pine cone으로 이름을 바꿨고, pineapple은 오직 그 열대과일만 가리키게 됐어요.

 

다른 나라는 어떻게 부를까요

 

재밌는 건 영어권 말고 다른 언어에서는 파인애플을 전혀 다르게 불러요.

 

프랑스어로는 ananas, 스페인어도 anaña, 독일어도 Ananas예요. 사실 전 세계 대부분 언어가 아나나스 계열이에요. 이건 남미 원주민 언어에서 온 거고요.

 

한국어는 영어를 그대로 음차해서 파인애플이라고 부르는데, 중국어는 鳳梨(봉리)라고 해요. 봉황 열매라는 뜻이죠. 일본어는 パイナップル이라고 영어 발음 그대로 쓰고요.

 

언어는 계속 변해요

 

apple이 과일 전체를 뜻하다가 사과만 가리키게 된 것처럼, 언어는 시대에 따라 계속 변해요. 지금 우리가 쓰는 단어들도 100년 후엔 완전히 다른 뜻이 될 수도 있어요.

 

컴퓨터 마우스나 인터넷 쿠키처럼 기존 단어에 새로운 의미가 더해지기도 하고, 어떤 단어는 아예 사라지기도 하죠. 언어의 역사를 들여다보면 우리가 얼마나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것들이 사실은 우연과 오해의 산물인지 알 수 있어요.

 

사과와 파인애플의 애플은 그냥 언어 진화의 흔적이에요. 식물학적으로는 아무 관계가 없지만, 언어의 역사 속에서 우연히 같은 단어를 공유하게 된 거죠. 이런 게 바로 언어의 매력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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